도화헌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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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의 파랑
 도화헌    | 2018·10·06 13:57 | HIT : 24

[범현이의 작가탐방] 변방의 파랑(波浪)고흥 도화헌미술관장인 서양화가 박 성 환

 

때때로 만나는 자리에서 먼 길 오는데 힘들었겠다고 말을 할 때마다 작가는 ‘금방 온다’며 웃었다.

분명 금방이라 들었는데 작가를 만나러 가는 길은 멀었다. 뙤약볕 여름이어서 더 멀게 느껴졌을까. 도화헌 미술관 이정표가 보이는 시점에 다다를 때까지 작가의 ‘금방’이란 말의 차이와 거리가 주는 공간적인 느낌을 생각해봤지만 별다른 답을 내릴 수도, 금방이란 말에 동의를 할 수 없었다.

박성환 고흥 도화헌 관장. ⓒ광주아트가이드 제공


여전히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검둥개 느릿하게 움직이고 낮에 피는 낮달맞이꽃은 온통 흐드러졌다.

정자 곁의 수련은 푸른 잎사귀와 꽃으로 웅덩이를 가득 메우고 햇빛이 쏟아지는 바로 그 정점. 시간이 멈춰 있는 것만 같았다. 봉지 안에서 파닥거리며 톡톡 소리를 내던 대하가 소금냄비에 가득 구워지고 있던 시간마저도.

도화가 도화헌이 된 까닭

바다가 근거리에 인접해 있는 폐교다. 도화(道化)초등학교 단장분교가 폐교된 자리에 도화헌(陶畵軒)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작가는 “벌써 이곳에 자리를 잡은 지가 20여 년이 다 되어간다. 작업실을 찾아 2년 정도 발길 가는대로 찾아 다녔다. 바다가 인접한 폐교를 주로 눈여겨보았는데 이곳은 내가 원하는 모든 조건을 충족시켰다.”며 “불편한 점도 많았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석 달은 호롱불을 켜두고 살았고, 말 그대로 폐교여서 작업을 뒤로 한 채 3칸의 교실과 외관 리모델링을 하느라 힘들었다.”고 말했다.

일 년 12번의 기획전시가 열린다. 말 그대로 고려시대와 조선 초기에 그림 그리는 일을 관장하기 위하여 설치되었던 도화원과 조선시대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그림을 그리던 관청인 도화서(圖畵署)의 맥을 잇고 있는 도화헌처럼 여겨진다.

근래에 들어서는 레지던스도 주관하고 있다. 작가는 “쉼이 도화헌의 레지던스 주요소이다. 바쁘게 앞만 보고 작업해 왔다면 도화헌의 레지던스는 쉬면서 보이지 않지만 분명하게 존재하고 있는 마음과 영혼의 치유를 목적으로 한다. 치유는 다른 상처받은 이들의 치유를 위해 작업으로 다시 생산되기 때문이다.”고 설명한다.

생명의 근원인 물을 찾아 나서다

작가의 18년 만의 전시를 기억한다. 작업에 목말라 작업실을 구했으나 정작 자신의 작업은 뒤로한 채 자신도 알 수 없는 시간에 빠져 미술관장 역할을 하고 있었다.

작가는 “그림,.. 그리고 싶었다. 그림만이 생의 전부였던 시간도 있었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이곳으로 들어왔는데 문득 깨닫고 보니 정작 한 점의 그림도 완성하지 못하고 있는 나를 깨달았다.”고 탄식하듯 고백했다.

1998년 한국미술협회 선정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할 정도로 작업에 대한 열정이 있었으나 현실은 작가의 발목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2016년. 18년만의 개인전은 작가를 온전하게 작가로 회귀시키기에 충분했다.

작가는 “밤 샘 작업을 하다 창 너머 바라보는 푸르스름한 새벽빛은 쾌감 그 자체였다. 대학시절, 추상표현주의에 몰입해 객기를 부리듯 4학년 9월에 개인전을 열었던 기억이 날 정도였다.”고 감회에 젖었다.

박성환- 밤. 72 x60 oil on canvas.


작가의 작업 안에는 늘 물이 있다. 서양화 전공이지만 표현 방식은 매우 한국화적이다. 생명의 근원인 물의 깊이와 형상에 마음을 빼앗긴 채 물에 탐닉하게 되었다. 제 몸을 버린 채 모든 형상과 형태를 받아들이는 물. 그리고 그 물이 주는 상징성에 주목해서였다.

물 위로 우뚝 솟은 바위와 그 바위 위에서 쏟아지는 중량을 알 수 없는 폭포. 그리고 물 위에 떠 있는 조각배와 배를 바닥으로 여긴 채 앉아있거나 누워 있는 한 사람의 형상 등이 작가의 주된 작업이다. 물과 바위, 사람과 조각배 등 모두가 여여(如如)하는 자연의 존재론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작가는 “물이 주는 상징성과 나이를 먹어가면서 취득해 느끼는 여백의 미가 현재의 작업을 이끄는 원동력이다. 게다가 겸재를 비롯해 조선시대 그림을 연구하다보면 내 안에서 펼쳐지는 주관적인 생각과 현대적 해석의 차용이 새로움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며 “무채색이 주조인 현재의 작업에서 벗어나 다양한 색을 사용한 작업을 구상 중이다.”고 설명했다. 2019년 작가의 전시가 기대된다.

** 윗 글은 <광주아트가이드> 106호(2018년 9월호)에 게재된 것입니다.
http://cafe.naver.com/gwangjuartguide

범현이 문화전문 기자  baram816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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