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헌 미술관

 


오월 어느 하루
아침 저녁 오고 가는 경기도 야산에
당신이 아카시아 꽃으로 흔들리고 있는 날은 고마워라,
삼라만상 푸르름이 그대에게로 가는 지도가 되고
벼포기 우거진 들녘에서
당신이 푸르게 손 흔들고 있는 날은 즐거워라,
떠가는 흰구름이 그대에게로 가는 나침판이 되고
관악산 능선에 당신이 아득하게 굽이치고 있는 날은 반가워라,
먼 데서 불어오는 바람이 그대에게로 가는 이정표가 되고
미루나무 꼭대기에 당신이 펄펄 휘날리고 있는 날은 그리워라,
풀섶 은방울꽃이 그대에게로 가는 차표가 된,
찬란하다면 찬란하고 도도하다면 도도한 오월 어느 하루  


오월 어느 하루 -고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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